반응형 에세이1 매번 가을, 그리고 소멸하는 것에 관한 단상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이른 아침 집을 나가자 부쩍 쌀쌀한 바람이 볼을 스쳤다. 발그레한 얼굴로 손바닥을 호,하고 불면 허연 입김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버스를 타러가는 길목엔 은행잎이 바닥을 덮고 있고, 허공엔 두어개의 낙엽이 천천히 내려온다. 앙상한 뼈를 드러낸 나무엔 아스라히 하강을 준비하는 마른 잎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매번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늘 새롭게 다가온다. 네 번의 계절과 반복. 어쩌면 그것이 일방으로 흐르는 개인의 삶과는 다른 모습 때문일지도. 소멸을 향해 가는 존재가 거대한 자연의 법칙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린 너무나 모르고 산다. 마치 네번의 계절이 반복되는 것처럼, 낮과 밤이 반복되는 것처럼 무한하다는 착각을 하며 산다. 아니, 소멸하는 짧은 인생인 줄 알면서도 영원할.. 2023. 11. 19. 이전 1 다음 반응형